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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 투자로 제약산업 미래 대비할 때

찬란한 아침을 위한 어둠의 의미와 역할

정재훈

2009-05-01 목록 보기

  • 정재훈
  • 삼육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 <학 력>
    서울대학교대학원 약학박사(1995)
    Johns Hopkins Univ. 방문연구교수(2000-2002)

    <경 력>
    삼육대학교 약학대학장(2012~2014년)
    삼육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1996 ~ 현재)
    삼육대학교 교무부장 (2003~2005)
    대한약학회사업위원장 (2007~2008)
    한국응용약물학회장 (2012년)
    한국의약품법규학회 사무총장(2009~2010)
    대한약학회 총무이사(2010~2012)

바이오산업 투자로 제약산업 미래 대비할 때
찬란한 아침을 위한 어둠의 의미와 역할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적 경제난이 불안한 경계의 벽을 넘어 이미 우리의 삶속으로 침투해 들어 왔다. 어려운 경제상황이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실업자를 증가시킴에 따라 사회불안이 유발되고 있다. 정부와 사회단체들이 앞장서 일자리 만들기, 서민생활 안정대책 등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잡 세어링(Job Sharing : 일자리 나누기)이 공무원, 공기업과 민간 부문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어려움에 처해 상부상조하는 것은 우리민족 특유의 미풍양속이며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정신이지만, 이러한 상부상조의 동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이다. 단지 나눔으로 참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려움이 오래 지속돼 나누는 손마저 할퀴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지난 수년간 고용 없는 성장과 빈부 격차의 증가로 서민들의 삶의 질이 하락하고 상대적 박탈감과 희망 없는 미래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일들에 친숙해있다. 고통을 나눔으로 견디는 것은 그 어두운 골짜기만 지나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의 상황도 그러한가. 우리의 서민들도 이 골짜기만 지나면 가나안이 있다고 믿고 있을까. 아니라면, 우리의 가난한 이웃들은 그저 버티고 있는 것일까. 소위 이 사회의 리더들은 우선적으로 내일에 보통사람들의 가나안이 실존할 수 있도록 좀 더 치밀하게 계획해야하고 그 실존할 가나안에 대한 구체적 근거들을 제시하고 희망을 살려야할 것이다. 저자는 그 가나안의 한 축에 ‘바이오 비젼’을 얹어놓기를 권한다.



찬란한 아침을 위한 바이오산업 씨앗

저자는 지난 컬럼 ‘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울 것인가’에서 ‘바이오 21세기’를 이끌어갈 우수한 과학도, 문과 과학을 겸비한 전문가의 양성과 그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을 역설한 바 있다.

지금이야 말로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때이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R&D 투자와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한 기업은 살아남았지만 어두운 골짜기를 견디기 위해 R&D 투자와 노력을 포기한 기업들은 결국 사라져갔다.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SOC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밤이 지나갈 때까지 견디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침이 되면 뿌릴 씨앗을 준비하고 새로운 농기구를 만들고 일꾼들을 훈련시키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즉, 이 일이 보통사람들에게 희망의 장을 여는 일이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은 지식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노동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성장과 함께 일자리 확대가 필수적인 산업이다. 타 산업 분야에 비해 지식의 확보과정에도 사람의 손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한다. 생명산업의 지식은 하나하나가 연구자들의 손을 거쳐 생산된다.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효율성에만 집착해 온 경향이 있다. 1,000명이 근무하던 공장에 자동화된 장비와 함께 단 10명만이 일을 하지만 생산성은 높아졌고 불량률은 감소했다. 그리고 투자와 육성은 이러한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산업분야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그 결과 정보화산업과 전자산업이 고속 발전한 반면 바이오산업은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변화들이 다 좋기만 할 순 없다. 자본주의 사회가 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 모두의 공존과 행복한 나라를 위해선 조정과 개입을 통해서라도 시스템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때론, 수치적 발전이 좀 더딜지라도 더불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택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비교하면, 한사람이 2억 원을 벌어서 주위의 99명에게 소일거리나 시키고 100만원씩 나누어주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거들먹거리는 시스템보다는 100명이 모두 성실하게 일해 150만원씩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사회가 바람직할 수 있다. 우리는 최근의 효율 중심에서 더불어 함께 공영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고려할 때이다.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R&D 투자

이러한 변화 체계의 대안 중 하나가 바이오산업의 육성이 될 수 있고, 오늘의 어두움 속에서 준비해야 할 일이 바이오분야의 R&D 집중 지원이 될 수 있다. 앞서 언급 한 바와 같이 바이오 지식은 수많은 손들의 수고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바이오 상품 중 하나인 의약품의 예를 보자.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약품의 개발과정에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의약품 산업은 타 산업분야에 비해 제품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매우 높은 분야이다. 



세계적 제약기업들은 매출액의 15-25%를 R&D에 사용한다. R&D 비용 중에서도 인건비 비율이 가장 높다. R&D 비용의 40-60%가 R&D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인건비로 사용된다. 즉, 비이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고용 창출 효과가 매우 높은 산업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 제약기업인 화이자의 경우, 2008년 통계에 따르면 매출액이 약 63조원(482억 9천6백만 달러)이었고, 그 중 R&D 비용이 10.3조원(79억 4천5백만 달러)이며, R&D에 종사하는 사람이 약 15,000(2004년 기준)명이었다. 화이자의 경우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벤처 파이프라인수도 수백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그들 벤처에 종사하는 수까지 합치면 R&D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는 수배가 될 것이다.



우수 약학인력 배양과 시스템 강화

우리나라의 경우 제약기업들은 영세성, 인력 부족 및 기술력의 한계 등으로 인해 신약의 개발보다는 제너릭의약품의 개발과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L기업, D기업 등이 신약개발 쪽으로 주요 사업방향을 선회했고 여타기업들도 미래의 살길은 신약개발에 있음을 동감하지만 여전히 자금력, 기술력, 인력의 문제는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공감대가 형성됐고 의욕도 있을 때 국가가 위 문제들을 해결하기위한 조치들을 취한다면 산업의 구조가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몇몇 나라들은 세금을 돌려 주어서라도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두가 공감하는 어둠의 시간에 우리가 제약 또는 바이오 산업의 R&D에 유휴인력을 배치하고 나누어줄 수밖에 없는 돈들을 사용한다면 아침을 맞는 수년 후에는 황금알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이와 함께 찬란한 아침을 위해선 바이오 R&D 인력 배양체계에도 특단의 변화가 필요하다. 의약품 R&D의 핵심 인력 중 하나는 약학전문가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약학인력 배출인원 수는 1984년을 기점으로 동결돼 있다. 의약 분업 실시 이후 약제비관련 비용이 약 8배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보건분야와 산업분야 모두에서 약학전문가들의 필요는 지속적으로 증대되어 왔다.

그러나 그 인력의 배출을 조정하는 사람들은 지엽적 논리로 약학전문인력 배출 인원수를 꽁꽁 묶어왔고 그 만큼 국내 산업의 발전은 지체돼 왔다. 제약산업 또는 바이오산업은 과학지식에 고부가가치를 부여하는 지식산업이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고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이 필수적이다.

결국 이러한 일들을 소수의 손들이 결정하지만 그 성과나 피해는 막대한 양으로 오랫동안 지속되곤 한다. 한정된 한 영역의 지엽적 시각에서 벗어나 21세기 대한민국의 살길을 바라본다면 답은 쉽게 얻어질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내일을 걱정하며 이 어두움 속에서 해야 할 일들의 우선 순위를 정리하고 있다.

현재의 배고픔을 참고 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바이오분야의 R&D이며 함께 개선해야 할 일은 찬란한 바이오 강국을 열어갈 우수한 인력을 배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강하는 것이라는 점을 제안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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