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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약 선택, 환자별 특성 고려해야

"접근성·DDI 등 약제별 차이 존재"

이헌구 (hglee@pharmnews.co.kr) 다른기사보기 

2018-08-30 오전 6:00 페이스북 트윗터 목록 보기 프린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용한 교수]

불과 10년 전만해도 만성 C형간염은 불치병에 가까웠다. 하지만 뛰어난 치료제들의 등장으로 C형 간염이 이제는 12주나 8주치료를 통해 완치 가능한 질병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약제의 선택 폭까지 넓어진 데다 현재 처방되는 DAA 제제 어느 것을 선택해도 치료 성공률은 상당히 높아졌다. 다만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동반질환 종류와 약물상호작용, 내성 문제 등이 치료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개인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용한 교수를 만나 최적의 C형 간염 치료 전략과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약제들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 DDI 위험 요소, 치료제 선택 ‘관건’

일반적으로 C형 간염은 고령 환자가 많고 간경변증을 동반하거나 고혈압, 당뇨병, 신장이 안 좋은 환자들의 비중이 큰 만큼 동반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제들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치료제 중 ‘제파티어’가 가장 이상적인 약제다.

제파티어는 하루 한번,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복용편의성이 좋고 DDI(Drug Drug Interaction) 프로파일도 좋다. 실제로 일부 DAA(직접작용항바이러스) 제제와 달리 제파티어는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바스타틴’이나 부정맥 치료제 ‘아미오다론’, 위산분비억제제(PPI)에서도 별도의 용량조절 없이 사용 가능하다.

이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짧은 시간 안에 약제별 DDI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는 게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령, 간경변증,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들에 있어 DDI가 비교적 자유로운 제파티어의 선택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 치료 커버리지, 약제 선호도에 결정적 요인

유전자형 1b형에서 제파티어를 많이 처방했고 현재까지 만족도가 높다. 제파티어 출시 전에는 대부분 ‘다클린자·순베프라(닥순요법)’를 사용했다. 하지만 나머지 고령환자나 만성콩팥병 및 신장기능저하, 혈액투석이 어려운 환자들의 경우 기존 인터페론 치료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러한 환자군에서도 제파티어를 쓸 경우 SVR12(12주 지속바이러스반응률)에 도달했다.

임상 경험으로 볼 때 유전자형 1b형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만 남아있었는데 제파티어를 쓸 경우 성공적이었고 이는 약제 선호도를 높이는 이유로 작용했다.

실제로 제파티어는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유전자형 1b형 환자의 98%가 SVR12에 도달했고 본인의 처방 환자군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제파티어의 부작용에는 소화불량, 구역질 등이 있는데 이러한 이상증상을 호소한 환자들도 거의 없었다.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의 DDI도 좋은 편이다. 다만 아미오다론, 로수바스타틴과 병용할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남아 있다. 하보니의 경우 최근까지 유전자형 1a형에서만 처방이 가능했기 때문에 1b형에는 쓸 수 없었다. 지금은 (1b형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의사들은 익숙한 약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 8주 치료, 아직은 ‘시기상조’

C형간염 스크리닝이 되기 전엔 초기환자 발굴이 힘들기 때문에 8주치료는 아직 무리가 있다. 나이가 적고 간경변이 없다는 게 확실하면 12주치료를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실제 C형간염 환자들을 보면 고령에다가 간경변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12주 처방이 훨씬 많다.

예를 들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는 8주치료 시 간경변증 및 이전 치료경험이 없고 HCV RNA 수치가 600만 IU/mL 이하인 환자에서만 해당된다.

여기서 간경변 유무의 경우 연령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고령층에서는 대부분 있다고 본다. 때문에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8주치료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진 않다. 유전자형 2형에서도 소포스부비르+리바비린 병용요법은 간경변 유무에 따라 12주 혹은 16주치료인데 경험상으로는 간경변으로 인해 주로 16주를 치료했다.

마비렛(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도 간경변이 없으면 8주, 있으면 12주치료인데 간경변이 많은 C형간염 환자 특성상 선뜻 8주 치료를 하기엔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간경변이 있을 경우엔 12주치료로 인해 비용 역시 늘어난다는 핸디캡이 있다. 

≫ 재치료 옵션, 국내 급여권 도입 '시급'

C형간염은 고가의 치료제다. 이런 가운데 재치료 약제가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급여가 안된다면 비용이 수 천만원인 만큼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크다.

재치료 옵션이 없어서 문제되는 환자들은 주로 닥순요법 실패 환자들이다. 기존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의 재치료 옵션으로 미국에서 ‘보세비’라는 약제가 있는데 아직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재치료 옵션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는 치료율 1%의 차이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만약 인터페론 조합을 재치료 옵션이라고 가정한다 해도 문제는 환자들이 워낙 힘들어한다는 점이다. 이는 DAA 제제로 치료받은 환자라면 인터페론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복합제 또는 소포스부비르(소발디) 치료 실패 환자들은 마비렛이 나오면서 훌륭한 구제법이 생겼다. 1형의 경우 이전 NS5A 저해제 치료경험이 없고 NS3/4A 단백분해효소 저해제 치료 경험이 있을 경우 12주, 이전 NS3/4A 단백분해효소 저해제 치료경험이 없고 NS5A 저해제 치료 경험이 있을 경우 16주다.

다만 국내에서는 급여가 안되는 상황에서 고가의 약을 다양하게 투여하기는 힘들고 재치료 치료제를 기다려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기존 DAA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위해 재치료 옵션이 국내 도입되길 기대한다. 

≫ C형 감염 국가검진 활성화 ‘절실’

우리나라는 ‘국가건강검진’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기 때문에 생애전환자(만 40세, 66세)에 한해 단 한 번이라도 C형간염 검사를 진행할 것을 간학회를 비롯해 여러 의료진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연세의대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가 발표한 내용도 C형간염 국가검진 시행은 전체 의료비 감소 효과 측면에서도 실익이 높은 지 보여줬다.

정부나 일부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채 1%가 안되는 C형간염의 유병률을 문제 삼고 있지만 C형간염 유병률 5%가 넘는 나라는 이집트와 몽골뿐이다. 암도 유병률이 5%가 되지 않지만 국가검진에 포함됐다.

단기적으로 재정 부담은 있겠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좋은 치료제가 있고, C형간염은 (평생 약을 복용하는 B형간염과 달리) 12주치료로 완치 가능하며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재정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2030년까지 ‘C형간염 박멸’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자들이 방치돼 있는데 검진에 포함이 안돼 치료 혜택을 못 본다는 사실은 상당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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