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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일련번호 직접 체험해 보았더니…

한 제품에 4개 바코드ㆍ2D-RFID 혼재 등 문제투성이
유통업체 투자해 준비해도 제약ㆍ요양기관 협조 없으면 무용

전미숙 (rosajeon@pharmnews.co.kr) 다른기사보기 

2018-04-16 오전 6:01 페이스북 트윗터 목록 보기 프린트

의약품 일련번호 시행에 따른 행정처분 유예기간 만료가 오는 12월 말까지 7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통현장은 여전히 표준화되지 않은 바코드를 비롯한 각종 문제점투성이라서 유통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1일부터 의약품유통업계에 대란 일련번호가 시행되면서 제도적 미비점을 들어 1년 6개월간 행정처분 유예기간을 둔 상태. 하지만 그 이후 보건복지부가 실무위원회까지 구성하고 제도미비점을 보완하려 했지만 복지부와 제약사와 유통업계의 이견 때문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2D와 RFID 등 혼재된 바코드를 2D로 통일하고 묶음번호 바코드를 기본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 아래 RFID를 개발, 이를 부착한 몇몇 제약사들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약국과 병의원 등 의약품의 최종 유통단계인 요양기관들인 제도시행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이대로 제도가 강행될 경우, 유통업자들의 범법자 양산은 물론 의약품 공급지연 등 차질에 따른 환자진료 대란까지 예고되고 있다.

이에 과연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주장하는 일련번호 문제점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 서울 소제 종합도매업체를 방문해 직접 일련번호를 체크하면서 그 현장을 체험해 보았다.

종합유통업체에서 일련번호 체크 직접 체험

A업체는 수 억 원을 투입해 의약품을 담은 카드에 일련번호 리드기를 부착해 직원들이 약국주문서를 갖고 의약품 창고를 누비면서 주문 제품을 선택해 일련번호를 체크토록 하고 있다.

때문에 아침 출근과 함께 빽빽한 의약품 보관 창고를 누비는 카트와 직원 때문에 창고는 마치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 현장을 방불케 했다.

숙련된 직원이 일단 시범을 보인 후 기자가 몇몇 약국의 주문서를 받아 일일이 의약품에 보관된 위치를 찾아다니면서 주문 약을 찾아 바크드를 체크했다. 



더욱이 월초에는 제약사부터 의약품 제고의 70%가 들어오므로 의약품 바코드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제약사에서 보내준 입고장을 그대로 받아놓고 출고할 때 입출고 바코드를 동시에 확인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로인해 제약사가 입고장을 잘못 게재해 전달하면 그 이후 발생하는 문제는 유통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

카트 1대당 총 9개의 배송박스를 올려 놓을 수 있고 타블렛 PC가 설치돼 제품명과 수량 등이 기록된약국별 배송지시서 나타난다. 

유통업계가 주장한 문제점 그대로 노출

알파벳 수준으로 진열된 의약품 보관대로 카드를 옮교 약을 찾는데도 숙련되지 않아 상당히 헤매야 했고 겨우 위치를 찾아 주문한 의약품을 집으면 또 다시 바코드를 읽히는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의약품 별로 바코드 위치와 크기가 제각각이라서 정확히 읽히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더욱이 10개 등의 묶음으로 포장된 의약품은 일일이 풀어 개별 포장 바코드를 10번이나 읽어야하는 불편이 따랐다. 이는 묶음번호 바코드를 제약사들이 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

또한 특정 제품의 바코드가 아예 읽히지 않았다. 이는 QR코드였다. 또한 2D와 1D가 동시 표기된 경우도 많아 우선적으로 2D 바코드를 찍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바코드 위치가 제각각인데다 특정 제품은 한 제품에 바코드가 4개씩이나 인쇄된 경우가 있어 어떤 것을 찍어야할지 혼란스럽게 했다. 

의약품 20개를 배송하라면 20번, 100번이라면 의약품 100개를 하나씩 다 찍어야 배송을 할 수 있어 숙련된 직원도 아침 시간에는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카트를 끌고 정신없이 창고를 누벼야 하는 상황이다.

이 유통업체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리더기의 해도 바코드 인식률이 엉망이었는데 현재 판매되는 1대당 80만원 선에 이르는 ‘건 타입’ 바코드 리딩기로 교체한 후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의 직원은 보통 1일 30회 정도 배송만을 위해 창고를 돌아야 한다는 것. 

소속 직원은 "바코드 위치도 다르고, 잘 찍히지도 않아 매일 매일이 긴장“이라면서 "묶음번호는 거의 바코드가 표기돼 있지 않아 이를 일일이 확인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며 바코드 위치 역시 통일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코드 표준화 주장엔 이유가 있다.

유통협회 관계자는 "만약 특정 날에 의약품 15억 원 정도 입고되면 전산 입력조차도 바쁘다. 하나씩 다 바코드를 찍고 다시 배송을 하려면 며칠이 걸린다"고 말했다. 때문에 출하가 연기되는 시간 동안 20억 원의 재고가 더 필요하며 약국 등도 재고의약품이 더욱 많이 비축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의약품은 정확한 공급과 함께 원활한 공급이 중요한데 앞으로 신속한 공급인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체험 유통업체만 해도 업무량은 최소 30% 이상 늘었다고 한다. 바코드 스캔 1번에 1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10번 이상 찍어야 하는 의약품이 배송 물량의 55%를 차지한다. 대량배송이 많을수록 작업 속도가 저하되는 상황.

유통협회는 유통업계가 2D·RFID 바코드 일원화와 부착 위치 표준화 및 법제화를 요구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라고 설명했다. 묶음번호도 국제표준에서 권고하는 2가지 타입도 리더기에 따라 인식률에서 차이가 난다.

협회 관계자는 "2D·RFID 바코드 일원화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 필요하고, 비용 대비 효율성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국적제약사는 묶음번호 도입에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전체 제약사로 보면 RFID 도입은 5% 미만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국내사 9개 곳이 도입한 상태.

이번 현장 체험을 통해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주장한 바코드 표준화와 묶음번호 바코드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선행적인 제도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처분이 강행된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은 제도시행 효과보다 더욱 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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