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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변화 속에 MR영업 환경 악화

리베이트 낡은 습관 버리고 정통 디테일 발휘
[팜뉴스 창간18 특집]제약영업 변화와 MR 위기

팜뉴스 (pharmnews@pharmnews.co.kr) 다른기사보기 

2017-11-27 오전 6:00 페이스북 트윗터 kakao 목록 보기 프린트

손재현 과장(코오롱제약 병원2팀)
(한별이의 제약영업 나눔터 운영자)
 

제약업계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변화에 맞춰 제약사의 정책, MR의 영업활동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 속에 MR은 보이지 않는 위기를 겪고 있으며, 그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이직이나 아예 업계를 떠나기도 한다. MR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제약업계 변화 속에서 MR이 겪는 위기, 그리고 그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원고를 작성했다.

▶ 국내 제약업계 주요 변화
1. 의약분업 (2000년)
2. 쌍벌제 (2010년)
3. 일괄약가인하 (2012년)
4. 리베이트투아웃제 (2014년)
5. 김영란법 (2016년)
6. 경제적이익지출보고서(2018년)

>> 제약영업 변화의 시작 ‘의약분업’

제약업계의 변화 시발점은 2000년 의약분업 인듯하다. 그럼 의약분업 이전 MR의 영업활동은 어떠했을까?

필자는 2006년 제약업계에 첫발을 딛었기에 의약분업 이전에 영업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배들의 얘기를 인용해보면 의약분업 이전 MR은 병의원과 약국 모두 영업활동을 했다. 당시 병의원, 약국 모두 처방 및 조제를 동시에 할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필자도 어릴 적에 감기가 들면 약국에 가서 약사님께 감기 증상을 얘기하면 약사가 약을 조제해 하얀 종이에 하나씩 하나씩 정성껏 포장해 주시던 기억이 난다.

병의원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원장님은 진료를 하고, 한쪽 방에서는 누군가 열심히 약을 조제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 많은 제약사에서는 할증제도가 관행적으로 있었다고 한다. 즉 당시에는 약이 곧 돈. 리베이트 수단이 약으로 대신 할 수 있던 시절이기에 원내 주문한 약들보다 더 많은 수량의 약을 공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약으로 리베이트를 대신 하던 관행은 2000년 의약분업이 시작되면서 없어지기 시작했다. 의약분업이란 처방은 병의원에서, 조제는 약국에서만 가능하게 만든 제도이며, 어쩌면 당시 의약분업은 의약업계, 제약업계 전체에 파격적인 변화였을 것이다. 병의원, 약국 양쪽 모두 법 시행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고, 제약업계도 큰 혼란과 위기를 맞게 됐었다.

이것이 MR의 첫 번째 위기인 듯하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돌파구를 준비한 한미약품 경우에는 업계 상위권 제약사로 우뚝 솟을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이때부터 전문의약품 소위 ETC 담당 MR, 일반의약품 소위 OTC 담당 MR로 나눠져 병의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세분화 영업이 시작됐다.

>> 리베이트 쌍벌제와 판촉비 감소 

세월이 흘러 2010년 두 번째 큰 변화를 맞이했다. 바로 리베이트 쌍벌제다. 쌍벌제는 말 그대로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처방한다는 법규이다. 쌍벌제 시행으로 당시 많은 병의원에서는 대한의사협회에서 발행한 MR의 출입을 제한하는 스티커가 붙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약사는 예산(판매촉진비)을 대폭 줄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리베이트 관행이 사라질 수 있었던 첫 시발점이 바로 이 쌍벌제 덕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법. MR에게는 이 쌍벌제라는 제도가 낯설고, 위기였다.

MR은 병의원에 출입도 할 수 없게 되고, 예산(판매촉진비)의 감소로 관행적으로 행해진 영업활동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그래서 거래처가 이탈돼 회사를 떠나는 MR, 거래처를 소위 안고 타 제약사로 이직하는 MR이 많이 늘어났다.

이렇게 쌍벌제는 리베이트에 대한 경각심을 세상에 알리는 첫 법규가 됐다. 이때부터 많은 제약사들의 마케팅, 영업정책 변화가 서서히 시작됐다.

쌍벌제의 후폭풍이 몰아친 후 세 번째 변화와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2012년에 시행된 일괄 약가 인하조치다.

>> 약가 일괄인하 여파 

국내 모든 약들의 약값이 평균 14% 이상 감소됐고, 실제 제약사가 체감하는 매출감소 폭은 20%를 넘었다. 그동안 약에는 굉장히 많은 거품이 존재했다. 과거 “제약사를 차리면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약 한 개를 팔면 많은 이익이 남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런 이익률을 갖고 연구개발과 직원들 복지, 사회 환원을 하면 큰 질타를 받지 않겠지만, 이런 거품 속의 이익률이 리베이트 수단으로 쓰이는 관행이 많아 사회적 이슈와 문제가 됐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국민의 약값 부담을 줄이자는 명목 아래 그리고 보이지 않는 리베이트를 없애려는 취지 아래 일괄 약가인하를 단행했다.

제약사와 MR은 자연스럽게 매출실적이 20% 이상 감소했고, 이런 매출감소는 곧 예산(판매촉진비) 감소, 인력 감소 등으로 연결됐다.

이렇게 제약사는 판매촉진비 축소와, 구조조정을 통해 일괄약가인하의 피해를 최소화 하려고 노력을 했다.

>> 리베이트투아웃의 충격

하지만 네 번째 변화와 위기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또 찾아왔다. 바로 2014년 시행된 리베이트투아웃제다. 현존 시행했던 법규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제도인 듯하다.

리베이트를 하다 한번 걸리면 급여 정지, 두 번 걸리면 급여 삭제를 시킨다는 법규다.만약 100억 원짜리 블록버스터 제품이 급여 정지당하고, 삭제 당한다면 아마 그 제약사는 생존의 갈림길에서 휘청휘청 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제약사들이 CP(Compliance Program, 공정거래 자율준수)를 시행했다.

필자의 회사 대표이사께서는 전임직원이 CP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리베이트를 할 영업사원은 당장 회사를 떠나달라.”
이같이 강하게 경고했다. 그만큼 리베이트를 퇴출시키려는 의지가 강했고, 이런 분위기는 제약업계에 퍼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리베이트투아웃제 시행은 리베이트를 눈치 보면서 서서히 줄이려했던 업계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데 성공은 한듯하다. 하지만 실제 필드현장에서 일하는 MR에게 예산(판매촉진비)이 사라지고, 사회적인 이슈 및 인식으로 병의원 출입이 원활하지 않는 상황이 악화되자 제약업계를 아예 떠나는 사람들도 많이 나타났다.

이렇게까지 정부의 규제를 받고 사회적 편견을 받으면서 일하는 것이 사회 초년생인 신입 MR들에게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리베이트투아웃제는 시행초기에는 많은 혼란과 잡음이 있었으나, 대부분 제약사에서는 CP 준수를 선언하고, CP전담팀을 만들고, 자율준수관리자를 선임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제약업계에 자리 잡은 듯하다. 실제로 MR들이 법인카드 한 번 사용하는 게 굉장히 까다롭고 신중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만큼 회사 내부에서 1차적으로 감시의 눈길이 날카로워졌기 때문이다.

>> 부정청탁 금지 ‘김영란법’ 

리베이트투아웃제가 시행되고 2년 후. 2016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됐다. 다섯 번째 찾아온 변화이며 위기였다.

대중들에게 김영란법으로 불려지고 있는 이 법은 공직자, 교직원, 언론인 등에게 적용되는 법이다. 개원가 의료인보다 대학병원, 종합병원, 국공립의료원 의료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법이라고 보면 된다.

필자는 2016년 1월 병원사업부로 발령받고 난후 얼마 있지 않아 김영란법이 시행돼 여러 어려움을 맞기도 했다. 김영란법을 알리는 ‘커피 한잔도 받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 앞에서 소액간식, 소액 판촉물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품설명회 식사조차 인당 3만원이냐, 10만원이냐 논쟁이 계속 되자, 그럼 아예 진행을 하지말자는 의료인들도 많았다.

이처럼 종합병원을 담당하는 MR에게 김영란법은 혼란과 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시행 1년이 지난 후 김영란법은 이미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고, 대부분 종병MR들은 영업활동을 김영란법 기준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실제 의료인들도 김영란법에 맞게 진행하자고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 내년부터 ‘한국판 선샤인법’ 시행

그럼 앞으로 여섯 번째로 찾아올 변화와 위기는 무엇일까?

보통 2년마다 제약업계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김영란법 시행 2년 후인 2018년 1월부터 경제적이익지출보고서가 시행된다. 우리는 이른바 ‘한국판 선샤인법’으로 부르고 있다.

경제적이익지출보고서는 큰 의미로 과거 이미 시행된 법과는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의료인에게 행해지는 모든 경제적 영업활동이 문서화되며, 이것을 보관해야 하고, 언제든지 열람이 가능하다는 점이 새롭게 추가된 점이다.

의료인 입장에서는 제약사와의 만남, 활동이 문서화되고 보관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MR 입장에서는 영업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하지만 경제적이익지출보고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리베이트투아웃제, 김영란법 기준에 맞게 진행된다면 큰 문제는 없으며, MR 역시 편법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다른 의료인으로 사용내역을 올리지만 않는다면 역시 문제가 없을 법으로 판단된다.

이미 대부분 제약사 CP전담팀에서는 경제적이익지출보고서에 맞는 영업활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마무리 단계로 알려지고 있다.

>> MR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자

필자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총 여섯 번의 변화 속에서 의약분업을 제외한 다섯번의 변화와 위기를 경험했다. 이런 변화와 위기를 적응하지 못하고, 극복하지 못한 동료 MR들이 타제약사로 이직하거나 업계를 떠나는 것도 지켜보았다.

하지만 이런 시련이 있었기에 지금 제약업계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고객과의 비즈니스 관계에서 좀 더 학술적인 관계로 거듭나기 위해 제약회사는 연구개발, 제품에 더욱 집중하게 됐고, MR 역시 제품공부, 학술공부, PT(프레젠테이션)연습, 학술적인 제품설명회 등 영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지금 필자의 회사에서는 MR을 대상으로 제품시험, PT테스트, 디테일 능력 향상 등에 집중하고 있다. 어쩌면 이제서야 MR(Medical Representative) 본연의 업무인 의약품의 정보 전달 및 제공에 집중하게 된듯하다.

요즘 병의원에서 원장님에게 “저희 약을 얼만큼 쓰시면 현금으로 몇 프로 드릴게요”이렇게 말하는 MR이 과연 있을까?

물론 간혹 아직까지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제는 그런 MR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어쩌면 이렇게 얘기했다가 원장님에게 혼쭐나서 쫓겨날 수도 있다.

제약업계는 2000년부터 변화를 시도했다. 변화 속에서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변화는 성공하고 자리잡았다. 만약 아직도 이런 변화에 적응 못한 제약사와 MR이 있다면, 사회는 결코 이런 제약사와 MR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 말은 우리도 함께 변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행? 다른 제약사, 다른 직군은 아직도 하잖아! 예산(판매촉진비)이 없으면 일을 못해!’ 이런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필자는 MR이라는 직업에 요즘 들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제약영업에 더욱 재미를 느끼고 있다. 과거 비즈니스영업, 감성영업에만 집중했던 나의 영업방식이 제약업계가 변화하면서 함께 변화했다. 변화된 법규 안에서 영업활동을 하며, 의료인에게 자사의 제품을 디테일하고, 제품설명회에서 당당하게 프레젠테이션할 수 있고,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나의 모습에 필자는 자부심을 느끼고 일을 즐기고 있다.

지금까지 제약업계의 히스토리를 한 번 훑어보았다. 그리고 변화 속에서 MR이 겪는 위기도 솔직하게 얘기해보았다.

하지만 위기라는 단어에 물음표를 달아놓았다. 위기였지만 새로운 도약이자 기회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MR의 미래는 위기를 극복하고 제약영업을 즐기는 자에게는 밝을 것이며, 과거의 리베이트라는 낡은 관습에 사로잡혀있는 자에게는 분명 어두울 것이다.

앞으로 제약업계는 또 변화하고 또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과거 취준생시절 면접 때 발표했던 MR로써의 멋진 포부, 신입사원시절 MR로써의 열정, 그리고 미래의 꿈과 목표를 가슴에 품고 변화에 적응하며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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