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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전반에 수혜와 희생 공존

항암제 비롯 제네릭 중심 제품구조 약가 압박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제약산업 영향

전미숙 (rosajeon@pharmnews.co.kr) 다른기사보기 

2017-09-26 오전 6:05 페이스북 트윗터 kakao 목록 보기 프린트

2017년도 3분기를 마감하고 마지막 분기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 9개월간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혼돈과 격동의 연속이었으며 약업계도 상위권 제약사 오너의 구속을 비롯해 호재보다는 악재의 시간이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약업계 요소요소에는 아직도 구태의 뿌리가 남아있고 투명하지 못한 부분이 산재해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병원비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내놓았다. 소위 문재인 케어가 선포되면서 비급여의 급여화 등 서민들의 병원비 지출은 감소되겠지만 향후 5년간 30조 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비급여의 급여화, 저소득층 복지 향상 등은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다. 하지만 모든 복지에는 지출이 따르기 마련이다. 정부 재정은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기에 보장성이 강화되는만큼 전체 국민의 부담은 늘어난다.

제약산업 측면에서는 비급여의 급여화로 고가 비급여 항암제 등을 보유한 다국적제약사들에게는 시장 및 매출 확대의 기회이다. 하지만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사들은 추가 약가 인하 압박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 약사신문 기획특집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제약산업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조망해 보고,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으로 육성과정에서 필수적인 제약사들의 프로모션 현황과 과제, 유망 제품 등을 짚어보았다.

희비교차 심했던 지난 9개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헬스케어 부분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제약바이오주가 국내외적으로 급등했지만, 각종 글로벌 정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팡질팡하는 정책결정으로 인해 하락과 상승을 반복했다. 여기에 북핵 이슈까지 겹쳤다.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등 신약개발 부분에 투자 비율이 높은 국내 제약주들도 상승세를 탔지만 기업별 악재로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주는 매출 성장과 신약개발 진행 상황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 국가책임제의 최대 수혜주는 제약산업이라서 상황에 따라 제약산업 전반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고령화 사회로 인해 향후 환자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 수 증가는 그 자체만으로 해당 치료제의 시장 확대를 의미한다.

게다가 국가가 책임지고 치료해주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치매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기업은 그야말로 고부가가치를 거머지게 된다. 그러나 모든 신약개발 자체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만큼 힘든데 그 중에서도 치매치료제 개발 확률은 더욱 낮은 상황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시장에 등장한 치매관련 제품 모두가 치매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을 완화하거나 예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도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힘든 것은 당연하다.

국내 제약사들도 치매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데 국내외적으로 일단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그 제품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왕좌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 그 주인공이 국내 기업에서 나오길 기대해 본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철저히 대비해야 

정부가 비급여의 급여화 등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을 발표했지만 총론에 불과할 뿐 아직까지 각론은 제시되지 않았다. 비급여의 급여화로 고가 항암제 등 신약은 수혜주가 분명하지만 제네릭 제품은 약가 추가 인하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몇 개월 전 국회의원 주도로 열린 한 정책토론에서 항암제의 보장성 강화를 언급하면서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인하 불가피성이 제기됐었다. 이 같은 발언을 들은 국내 제약사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제네릭 약가가 53.55%로 내려간 상황에서 앞으로 더 내려가면 어쩌란 말인가’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정부가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할 때 소요되는 재원을 국고지원과 건강보험료 인상 등을 통해 일부를 충당하겠지만 부족분 충당을 위한 약가인하 압박은 예상된 수순이다.

아직은 국민적인 정서가 보장을 많이 받는 만큼 건강보험료 역시 이에 비례해 인상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때문에 기존보다 다소 높은 건보 인상료 만으로 5년간 30조 원의 재원을 충당할 수 없다.

더욱이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비급여가 남발했던 것은 병원의 이익확보 수단으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의료기관들이 급여품목으로는 이익을 챙길 수 없는 상황에서 수익창출 차원에서 비급여 취급을 확대해 왔다. 때문에 의료기관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였던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되면 경영압박이 현실화된다.

정부가 이를 우려해 수가를 인상해주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면 이 수가 인상을 위한 재원은 또 어디에서 갹출할 것인가.

보장성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누군가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수혜와 희생이 양존하는 제약산업은 그 희생 폭을 최소화하면서 수혜의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도록 제품구조는 물론 경영전략 전반에 대한 전략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양산 과제

신제품을 출시하는 제약사들은 모두 블록버스터를 꿈꾼다.

하지만 국내 발 신제품이 해외시장은 고사하고 국내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르는 것은 신약개발 만큼 힘든 과정이다. 전문의약품은 골리앗 같은 다국적제약기업과의 안전성·유효성 경쟁에서 좌절되고, 일반의약품은 막대한 홍보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그나마 국내 제약사 제품들이 처방약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영업과 과도한 판촉비 사용이 한 몫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리베이트 처벌 강화와 청탁금지법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판촉비 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영업 환경이 갈수록 투명해지면서 제약기업들이 제품을 키울 수 있는 가능성도 좁아지고 있다.

물론 우수한 제품력만 확보하면 블록버스터가 보장되지만 우수한 신약을 보유한 다국적제약기업도 불법 영업이 적발되는 게 현실이다. 과학적 근거에 의한 프로모션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제약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에서는 노바티스의 고혈압치료제 ‘디오반’의 의사 주도 임상시험 조작을 비롯해 제약기업들의 프로모션 문제점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에서는 제약기업들이 부당한 방법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등을 확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단순이 영업사원이 목표를 맞추기 위해 개별적으로 저지른 게 아니라 회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제약업계는 과연 어떠한가. 우리보다 20년 앞섰다는 일본의 제약기업들도 의사를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에서 일정한 불법이 동원될 정도로 의사로부터 처방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CP강화 등 투명한 마케팅과 영업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있지만 어느 선까지를 투명의 기준으로 삼아야할지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세계 각국이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의 먹거리 성장 동력 산업으로 분류하고 집중 지원과 육성에 들어간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굴레에 억매여 산업을 압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제약기업들 역시 신약개발 등 미래에 대한 투자엔 인색하면서 환경만 탓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타깃을 맞춘 지속적인 변신과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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